다시 시작하기
공무원 시험 불합격, 소연이 다시 일어서기까지
합격자 명단에 수험번호가 없었어요. 몇 주 동안 가족도, 스터디 친구들도, 휴대폰도 피했어요. 소연이 다시 발 디딜 곳을 찾은 이야기예요.
글: 익명소연, 26세, 청주의 공무원 시험 준비생읽는 데 3분

이야기마다 여러 사람의 경험을 엮었어요.
이야기
합격자 발표가 난 밤
9급 공무원 시험 합격자 발표는 목요일 저녁에 났어요. 소연은 청주 집 자기 방에서 휴대폰으로 발표 페이지를 새로고침하고 있었고, 가족들은 거실에서 TV를 보며 기다리지 않는 척했어요.
수험번호를 세 번 검색했어요. 숫자를 하나하나 다시 확인하고 또 검색했어요. 그러고는 검색창이 놓쳤을까 봐, 합격자 명단 파일을 열어 처음부터 한 줄 한 줄 내려가며 확인했어요.
스터디 단톡방에는 불이 났어요. 축하 메시지와 우는 이모티콘, 합격 인증 캡처가 줄줄이 올라왔어요. 엄마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두드렸어요. “소연아?” 소연은 잠깐만 혼자 있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고는 다음 날 오후까지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부모님은 노량진 학원비와 고시원비를 대느라 시골의 작은 밭을 팔았어요. 큰이모는 벌써 친척들에게 “우리 소연이 이제 공무원 된다”고 말해 둔 참이었어요. 그 모든 게 한꺼번에, 몇 번이고 소연의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힘들었던 점
시험에 떨어진 게 이렇게까지 아픈 이유
많은 공시생에게 시험은 합격증 한 장보다 훨씬 많은 걸 싣고 있어요. 몇 년의 시간, 가족이 쓴 돈, 친척들의 기대, 그리고 다들 그 합격을 전제로 세워 둔 앞날의 계획까지요.
그래서 떨어졌을 때 소연은 모두를 실망시킨 것 같았어요. 단톡방 알림을 끄고, SNS도 멈췄어요. 친척들이 오면 방에만 있었어요. 교회에서는 누가 묻기 전에 나갈 수 있게 문 가까운 자리에 앉았어요.
생각들은 시끄러웠어요. ‘난 공무원 할 사람이 아닌가 봐.’ ‘부모님 돈만 날렸어.’ ‘다들 내 얘기를 하고 있겠지.’ 밤이면 누워서 그동안 든 학원비를 계산하느라 잠을 못 잤어요.
몸도 같이 앓았어요. 늦게까지 자고, 거의 먹지 않았고,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지쳤어요. 몇 주가 흘렀고, 기본서는 현관 옆 상자에 그대로 있었어요.
도움이 된 것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뒤 소연이 한 일
첫걸음은 아빠에게서 왔어요. 어느 저녁, 아빠가 소연의 침대 끝에 걸터앉아 말했어요. “우리가 너 공부 뒷바라지한 건 너를 사랑해서야. 지금도 똑같이 사랑해.” 소연은 한참을 울었어요. 스스로에게 울어도 된다고 허락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두 번째는 친구 한 명에게 사실대로 말한 거예요. 스터디에서 만난 보람 언니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언니는 작년에 떨어졌다가 두 번째 도전에서 붙은 사람이었어요. “언니, 그때 어떻게 버텼어?” 보람 언니는 바로 전화를 걸어와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어요. “나도 겪어 봤어”라는 말을 듣자 부끄러움이 조금 작아졌어요.
그다음엔 시험을 똑바로 들여다봤어요. 과목별 점수를 확인해 보니 행정법과 영어가 발목을 잡고 있었어요. 막연하고 거대하던 실패가, 손댈 수 있는 두 과목이 되었어요.
다시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시간을 줬어요. 2주 동안 쉬고, 자고, 오후마다 무심천을 따라 걸었어요. 그다음 작은 계획을 세웠어요. 처음에는 하루 세 시간만 공부하고, 일요일은 쉬는 날. 일주일에 두 번은 보람 언니와 화상으로 같이 공부했어요.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이번엔 솔직하게요. 어떤 밤에는 기도가 이 한 줄이 전부였어요. “하나님, 다시 해 보는 게 무서워요.” 엄마가 가끔 옆에 앉아 같이 기도해 줬어요. 책상 앞에는 고린도후서 4:8-9를 붙여 두었어요.
소연은 이듬해 시험에 다시 응시했고, 합격했어요. 그래도 소연이 가장 오래 기억하는 건, 결과를 모르는 채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그날 밤이에요.
오늘 해 보세요
이번 주: 다시 해 보기 위한 한 걸음
- 결과에 대해 진짜 어떤 마음인지, 믿을 만한 사람 한 명에게 말해요.
- 며칠은 일부러 쉬어요. 자고, 먹고, 걸어요.
- 과목별 점수를 보고, 먼저 보완할 두 과목을 적어요.
- 일주일에 하루는 온전히 쉬는 공부 계획을 세워요.
오늘의 말씀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핍박을 받아도 버린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고린도후서 4:8-9
당신에게
시험에 떨어졌다면
명단에 내 번호가 없었다면, 그 마음을 충분히 느낄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세요.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일 뒤에 오는 실망과 부끄러움, 상실감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잦아들어요.
준비가 되면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뎌 보세요. 한 사람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과목별 점수를 보고 무엇을 보완할지 찾기. 쉬는 날이 들어간 계획 세우기. 두 번째, 세 번째 도전에서 붙는 사람도 많아요.
몇 주가 지나도 잠을 못 자고, 먹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힘들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의사나 상담사와 이야기해 보세요. 그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이고, 도움을 받으면 나아질 수 있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전화하세요. 24시간, 무료예요.
오늘 시작할 곳이 필요하다면, HopeBegins는 무료예요. 지금 기분을 고르면 오늘 해 볼 작은 일 하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도구, 당신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 줄 무료 상담 전화를 만날 수 있어요. 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인생이 막막해요에 이런 날을 위한 작은 걸음들이 있어요.
오늘 괜찮지 않나요?
HopeBegins는 무료예요. 지금 기분을 고르면 오늘 해 볼 작은 일 하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도구, 당신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 그리고 무료 상담 전화를 만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
공무원 시험에 떨어진 뒤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먼저 쉬면서 실망한 마음을 충분히 느끼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이야기해 보세요. 준비가 되면 과목별 점수를 보고 보완할 과목을 정하고, 쉬는 날이 있는 계획을 세워요. 다음 도전에서 붙는 사람도 많아요.
시험에 떨어진 뒤 가족 얼굴을 어떻게 보나요?
짧게라도 지금 마음을 말해 보세요. 가족은 결과보다 당신을 더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도움이 된다면 한 사람에게 먼저 말하고, 다른 가족과 이야기할 때 곁에 있어 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성경 구절은 퍼블릭 도메인인 개역한글판(1961)에서 인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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