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가족과 떨어져 사는 외로움: 기러기 아빠 현수의 밤
늦은 퇴근, 불 꺼진 원룸, 너무 빨리 끝나는 영상통화. 그 거리를 조금 덜 무겁게 만들어 준 것들이에요.
글: 익명현수, 43세, 서울에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읽는 데 4분

이야기마다 여러 사람의 경험을 엮었어요.
이야기
야근 끝에 혼자 타는 퇴근 지하철
야근을 마친 현수가 지하철에 오르는 건 밤 10시가 넘어서예요. 객차는 거의 비어 있어요. 현수는 문 옆 자리에 앉아 아이들 사진을 넘기고, 열차가 한강을 건너는 동안 창밖으로 지나가는 다리 불빛을 바라봐요.
현수가 원룸에 도착할 즈음, 밴쿠버는 아침 7시예요. 아내 은주는 아이들 도시락을 싸면서 식탁에 휴대폰을 세워 두고 통화해요. 영상통화는 대개 이렇게 흘러가요. 바쁜 아침의 부엌, 토스터 소리, 서두르는 아이들. 딸 하윤이와 아들 도윤이는 화면에 대고 손을 흔들고는 스쿨버스를 타러 뛰어나가요.
현수가 가족과 떨어져 산 지 4년이 됐어요. 그동안 딸의 생일을 네 번, 아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을, 아내가 아픈 아이를 데리고 혼자 응급실에 갔던 밤을 놓쳤어요. 생일 파티는 휴대폰 화면으로 봤어요. 화면이 자꾸 끊기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박자 늦게 생일 축하 노래를 따라 불렀어요.
“나는 잘 지내. 걱정 마.” 현수는 매일 밤 은주에게 그렇게 말해요. 하도 자주 말해서 스스로도 거의 믿을 정도예요. 그러다 통화가 끝나면 원룸은 조용해지고, 현수는 불도 켜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봐요.
힘들었던 점
기러기 아빠의 외로움이 생각보다 무거운 이유
밖에서 보면 현수의 삶은 괜찮아 보였어요. 월급날마다 꼬박꼬박 송금했고, 쉬는 날 등산 가서 찍은 사진을 가족 단톡방에 올렸어요. 친척들은 아이들 유학까지 보낸 능력 있는 아빠라고 했어요.
다른 쪽은 아무도 보지 못했어요. 퇴근하면 동료들은 다들 가족에게 돌아갔어요. 주말이면 원룸에는 냉장고 소리만 났어요. 첫해에 가장 의지했던, 같은 처지의 친구는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 연락이 뜸해졌어요. 현수는 두 곳 어디에서나 손님 같았어요. 서울에서는 일만 하는 사람, 밴쿠버에서는 휴대폰 속 목소리.
현수에게 그리움은 평범한 하루들을 놓치는 일이었어요. 아들이 싫어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 싱크대가 막혔을 때 고쳐 주는 것, 제맛이 나는 아내의 된장찌개를 먹는 것. “잘 지내”라고 말할 때마다 거리는 조금씩 더 벌어졌어요. 가족은 현수가 보여 주기로 한 모습만 알았으니까요.
슬퍼하는 것 자체가 미안하기도 했어요. 다 가족을 위해 시작한 일이었어요. 힘들다고 하면 배부른 소리 같아서 속으로 삼켰어요. 쉬는 날엔 대부분 잠만 잤고, 깨어 보면 외로움은 그대로 있었어요.
도움이 된 것
현수가 외로움을 견딘 방법, 한 걸음씩
시작은 솔직한 통화 한 번이었어요. 어느 날 밤 은주가 물었어요. “당신, 진짜 어떻게 지내?” 현수는 너무 오래 말이 없었고, 은주는 그 침묵을 알아들었어요. 그래서 현수는 털어놓았어요. 외롭고, 지쳤고, 앞으로 몇 년을 더 이렇게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요. 은주는 조금 울었어요. 그러고는 말했어요. “왜 진작 말 안 했어. 우리 부부잖아.”
그 뒤로 대화하는 방식을 바꿨어요. 토요일 오전 10시, 밴쿠버가 금요일 저녁일 때 아이들까지 다 같이 길게 통화하기로 했어요. 주중에는 소소한 이야기를 음성 메시지로 주고받았어요.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 강아지가 무슨 사고를 쳤는지,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 한 곡. 그 작은 메시지들 덕분에 현수는 다시 가족의 하루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도 찾아 나섰어요. 주말부부로 지내는 부서 동료가 토요일 저녁마다 모이는 교회 남성 소그룹에 같이 가자고 했어요. 현수는 그냥 누워 있을 뻔했어요. 그래도 가서 맨 뒷자리에 앉았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국밥을 먹었어요. “불 꺼진 집에 들어가는 게 제일 싫어요”라는 말을 그 자리의 모두가 단번에 알아들었어요. 몇 주가 지나자 함께 기도하고 밥을 먹는 작은 모임이 생겼어요.
쉬는 날에도 모양을 만들었어요. 늦잠을 자고, 가족과 길게 통화하고, 오후엔 뒷산을 걷거나 동네 농구장에 가고, 저녁엔 소그룹에 갔어요. 기다릴 무언가가 생기니 긴 한 주가 조금 짧게 느껴졌어요.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하나님께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어떤 날은 한 줄이 전부였어요. 이사야 41:10을 휴대폰 잠금화면에 띄워 두어서, 시간을 볼 때마다 그 말씀을 봤어요.
무거운 마음이 몇 주째 가시지 않자, 소그룹 리더가 상담사를 만나 보라고 권했어요. 퇴근 후에 온라인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었어요. 훈련받은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현수는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냥 슬퍼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됐어요.
오늘 해 보세요
이번 주: 거리를 조금 좁히기
- “요즘 어때?”라는 물음에 가족 중 한 사람에게 솔직하게 대답해요.
- 급하게 끊는 통화 한 번을, 아이들까지 다 깨어 있는 주말의 긴 통화로 바꿔요.
- 점심 메뉴, 날씨, 노래 한 곡처럼 소소한 일을 음성 메시지로 보내요.
- 가까운 교회 소그룹이나 모임 하나를 찾아 한 번 가 봐요.
오늘의 말씀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10
당신에게
가족과 멀리 떨어진 밤이라면
지금 불 꺼진 방에서, 쉬는 시간에, 혹은 가족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늦은 지하철을 타고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 아픔은 당연해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야 닿는 곳에 있으니까요. 그리워하는 것도 사랑하는 마음의 일부예요.
이번 주에 이 중 하나를 해 보세요. 가족 중 한 사람에게 요즘 진짜 어떤지 말해 보세요. 가까운 곳의 모임 하나를 찾아보세요. 교회 소그룹, 동네 운동 모임, 같은 처지의 사람들. 소소한 일을 음성 메시지로 보내 보세요.
외로움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그 때문에 잠자고 먹고 일하기가 힘들다면 의사나 상담사와 이야기해 보세요.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상담사도 많고, 상담을 받는 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예요.
오늘 밤 시작할 곳이 필요하다면, HopeBegins는 무료이고 어디서든 쓸 수 있어요. 지금 기분을 고르면 오늘 해 볼 작은 일 하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도구, 당신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 줄 무료 상담 전화를 만날 수 있어요. 외로운 날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너무 외로워요에서도 읽을 수 있어요.
오늘 괜찮지 않나요?
HopeBegins는 무료예요. 지금 기분을 고르면 오늘 해 볼 작은 일 하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도구, 당신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 그리고 무료 상담 전화를 만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
가족과 떨어져 사는 외로움은 어떻게 견디나요?
작고 규칙적인 것들이 가장 도움이 돼요. 가족과의 솔직한 통화, 가까운 교회나 모임, 쉬는 날의 루틴, 그리고 힘들 때 이야기할 사람. 외로움이 몇 주씩 이어진다면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보세요. 온라인으로 상담하는 곳도 많아요.
몇 년이 지나도 가족이 그리운 게 정상인가요?
네. 그리움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어요. 특히 생일이나 명절, 곁에 있어 줄 수 없는 집안일이 생길 때 더 그래요.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으면 대개 조금 가벼워져요.
기러기 아빠로 지내며 우울할 땐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2주 넘게 기분이 가라앉아 있거나 잠과 식사가 무너졌다면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를 찾아가 보세요. 지금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에 전화할 수 있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에 전화하세요. 24시간, 무료예요. 도움을 받으면 나아질 수 있어요.
성경 구절은 퍼블릭 도메인인 개역한글판(1961)에서 인용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