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과 이별
5년 연애가 끝난 뒤, 다시 숨 쉬는 법
둘의 플레이리스트를 지우지 못했고, 밤마다 그의 SNS를 들여다봤어요. 하린이 조금씩 다시 숨 쉬는 법을 배운 이야기예요.
글: 익명하린, 24세, 부산의 그래픽 디자이너읽는 데 3분

이야기마다 여러 사람의 경험을 엮었어요.
이야기
지우지 못한 플레이리스트
하린의 휴대폰에는 ‘우리’라는 플레이리스트가 있었어요. 114곡. 5년 동안의 여행과 다툼과 화해가 담긴 노래들이었어요. 준호와 헤어진 지 석 달이 지났지만, 플레이리스트는 그대로였어요.
매일 밤 서면에 있는 회사에서 퇴근하면, 하린은 혼자 사는 원룸 창가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둘의 노래를 틀었어요. 그러고는 준호의 SNS를 열었어요. 새 게시물이 올라왔는지,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그가 행복해 보이는지 확인했어요.
“이제 언팔 좀 해.” 단짝 수아가 말했어요. “응, 내일.” 하린이 대답했어요. 그렇게 ‘내일’이 여러 번 지나갔어요.
일요일이 제일 힘들었어요. 일요일은 원래 둘의 날이었거든요. 준호네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단골 밀면집에서 점심을 먹고, 영화를 봤어요. 이제 하린은 하루 종일 TV를 켜 놓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고, 화면은 거의 보지 않았어요.
회사에서도 집중이 안 됐어요. 팀에서 손이 제일 빨랐던 하린이 이제는 포스터 한 장에 하루를 다 썼어요. 택시 라디오에서 둘이 듣던 노래가 나오면, 기사님이 못 보게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고 울었어요.
힘들었던 점
오래 사귄 사람과의 이별이 유난히 힘든 이유
5년 동안 둘은 일상을 함께 쌓았어요. 함께 만든 루틴, 같이 아는 친구들, 결혼 이야기까지 오갔던 계획들. 준호가 떠나자 하린의 하루 모양도 같이 사라졌어요. 일요일 점심, 아침마다 오던 “잘 잤어?” 메시지, 좋은 소식이 생기면 제일 먼저 전화하던 사람.
그의 SNS를 확인하는 건 상처를 긁는 것과 같았어요. 잠깐 시원하다가 더 아팠어요. 확인할 때마다 하린은 처음으로 되돌아갔어요.
부끄러움도 있었어요. 친구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알았어요. 명절에 친척들은 아직도 “준호랑은 잘 지내? 결혼은 언제 해?” 하고 물었어요. 하린은 웃으며 괜찮다고만 했어요.
몸도 같이 앓았어요. 입맛이 없어서 생각지도 않게 살이 빠졌어요. “하린 씨, 요즘 살 많이 빠졌네요.” 회사 동료가 말했어요. 하린은 또 웃었어요.
가장 무거운 건 밤마다 맴도는 질문들이었어요. ‘나는 부족한 사람일까?’ ‘나한테 뭐가 문제일까?’ ‘벌써 다른 사람이 생겼을까?’ 답 없는 질문이 새벽까지 빙빙 돌았어요.
도움이 된 것
하린이 조금씩 이별을 극복한 방법
어느 날 갑자기 괜찮아지는 일은 없었어요. 하린은 도움이 되는 일을 하나씩 해 나갔어요.
첫째, 언팔 대신 숨김부터 했어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었어요. 준호의 게시물이 더는 뜨지 않자, 그의 SNS를 들여다보는 밤이 줄었어요. 한 달 뒤에는 언팔도 할 수 있었어요.
둘째, 플레이리스트를 ‘다음에 들을 것’이라는 폴더로 옮겼어요. 그리고 새 플레이리스트 ‘나 먼저’를 만들었어요. 아직 아무 추억도 묻지 않은 노래들로 채웠어요.
셋째, 수아에게 사실대로 말했어요. 매일 밤 울고 있고, 어떻게 멈춰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그 뒤로 수아는 하린 곁을 떠나지 않았어요. 매주 목요일 퇴근 후에는 같이 밥을 먹거나 광안리 바닷가를 걸었어요.
밤마다 맴돌던 질문들도 적어 보았어요. ‘나는 부족한 사람일까?’ 옆에는 수아와 가족이 하린에 대해 해 준 말들을 적었어요. 하린에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속삭이던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졌어요.
넷째, 저녁 시간에 새로운 일을 넣었어요. 화요일마다 도자기 공방 수업을 들었어요. 준호를 만나면서 발길을 끊었던 원래 교회 청년부에도 다시 나가기 시작했어요. 여전히 무거운 밤도 있었지만, 그런 밤은 점점 줄었어요.
그리고 솔직하게 기도했어요. 처음에는 “하나님, 그 사람을 돌려보내 주세요”였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기도는 “하나님, 제 마음을 고쳐 주세요”로 바뀌었어요. 회사 모니터에는 시편 147:3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 두었어요.
여섯 달 뒤 어느 저녁, 카페에서 둘이 듣던 노래가 흘러나왔어요. 하린은 웃었어요. 아직 조금 아팠어요. 그래도 웃었어요.
오늘 해 보세요
이번 주: 그 사람의 SNS에서 한 걸음 멀어지기
- 먼저 그 사람 계정을 숨김 처리해요. 언팔은 그다음 일이에요.
- 둘이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다음에 들을 것’ 폴더로 옮겨요.
- 나만을 위한 새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요.
-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요. “이번 주에 잠깐 볼 수 있어? 얘기할 사람이 필요해.”
오늘의 말씀
상심한 자를 고치시며 저희 상처를 싸매시는도다
시편 147:3
당신에게
지금 이별을 견디기 힘들다면
누군가의 SNS를 들여다보다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먼저 숨부터 쉬어 보세요. 이만큼 아픈 건 당연해요. 그 사람을 사랑했으니까요. 이 아픔도 그 사랑의 일부예요.
이번 주에 작은 걸음 하나를 골라 보세요. 숨김 처리하기. 플레이리스트 옮기기. 친구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나만을 위한 일 하나 계획하기.
2주 넘게 잠을 못 자거나 먹지 못하고, 회사에서 하루를 버티기도 힘들다면 의사나 상담사와 이야기해 보세요. 그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이고, 도움을 받으면 나아질 수 있어요.
지금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찾고 있다면, HopeBegins는 무료예요. 지금 기분을 고르면 오늘 해 볼 작은 일 하나, 마음을 가라앉히는 도구, 당신을 위해 기도해 줄 사람, 그리고 이야기를 들어 줄 무료 상담 전화를 만날 수 있어요. 이야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면 너무 외로워요를 읽어 보세요.
오늘 괜찮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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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
오래 사귄 사람과 헤어진 뒤 어떻게 극복하나요?
조금씩이요. 그 사람의 SNS를 덜 보고(숨김부터 해 보세요), 친구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하루에 새로운 일을 넣어 보세요. 몇 년을 함께했다면 마음이 가벼워지기까지 오래 걸리는 게 자연스러워요.
이별 후 괜찮아지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정해진 날짜는 없어요. 많은 사람이 몇 달에 걸쳐 조금씩 가벼워져요. 2주 넘게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먹지 못한다면 의사나 상담사와 이야기해 보세요.
헤어진 사람 SNS를 자꾸 보게 돼요. 어떻게 멈추나요?
확인할 때마다 잠깐 안심했다가 더 아파지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에 끊기 어렵다면 숨김부터 해 보세요. 보고 싶어질 때 대신 할 일 하나를 정해 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친구에게 메시지 보내기나 짧은 산책처럼요.
성경 구절은 퍼블릭 도메인인 개역한글판(1961)에서 인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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